MZ창업자 6명의 열정 "시장 격변기, 기회 오면 낚아채야죠" [긱스]

입력 2023-12-31 13:51   수정 2024-01-03 10:12

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창업 후 씨앗을 뿌리고 열심히 경작해왔습니다. 올해는 제품과 서비스에서 유의미한 열매를 거두는 해로 삼으려 합니다. 동남아 쪽 진출도 생각하고 있고요." (김도진 해피문데이 대표·1991년생)

"2024년엔 인공지능(AI)이 단순히 '신기한 단계'를 넘어서 산업에서의 활용이 본격화될 겁니다. 모든 기업이 쉽게 AI를 쓸 수 있게 돕겠습니다." (김현수 슈퍼브에이아이 대표·1990년생)

90년대생 유망 스타트업 대표들은 3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사업을 크게 성장시키겠다는 열정을 내보였다. 이들은 기술과 아이디어를 앞세워 시장에 혁신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포부를 가진 젊은 창업자들이다. 지난해 벤처업계가 '투자 겨울'에 들어서며 많은 스타트업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들은 "올해는 내년보다 더 잘할 수 있다(이태규 두들린 대표·1995년생)"며 의지를 불태웠다.
경기 안좋은데 매출 2배 뛴 비결은

채용 관리 솔루션 운영사 두들린을 창업한 이 대표는 "지난해 경기 침체로 많은 기업들이 채용을 줄였지만 채용 솔루션 회사인 두들린은 오히려 2배 이상 매출이 늘었다"며 "기업들이 두들린으로 채용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아꼈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현재 6000여 곳의 기업들이 그리팅을 통해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컬리, 야놀자, 오늘의집 같은 스타트업부터 LG디스플레이, KB증권 등 대기업까지 그리팅으로 채용 업무를 관리한다. 2021년 서비스 출시 후 2년 여만의 성과다.

기업의 채용담당자가 그리팅을 쓰면 여러 구직 플랫폼에서 접수된 지원자들의 이력서가 그리팅으로 한꺼번에 모인다. 서류 평가부터 메일 전송, 면접 일정 정리 등 모든 과정을 그리팅에서 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두들린은 꽤나 잘해왔다고 생각한다"며 "올해는 더 많은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고객사로 유치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AI 플랫폼을 운영하는 슈퍼브에이아이의 김 대표는 올해 많은 기업들이 사업 목적에 맞는 AI 모델을 원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AI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신기해하는 단계'에 머물렀다면 올해부터는 '모든 기업의 필수'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게 김 대표 설명이다. 그는 "AI를 산업에 적용하고 싶어하는 기업들은 많지만 대다수는 어떻게 활용해야할지 고민하고 있는 단계"라고 진단했다.

슈퍼브에이아이는 AI를 위한 AI 스타트업으로 불린다. 기업들이 AI를 도입할 수 있도록 돕는 AI 플랫폼을 내놨다. '눈알 붙이기'에 비유되는 데이터 라벨링을 자동화해준다. 한 스포츠 데이터 분석 업체는 슈퍼브에이아이 플랫폼을 활용해 프로농구 경기에서 선수들의 움직임 패턴과 플레이 유형을 분류한 데이터를 만들었다. 애그테크(농업기술) 회사는 토마토, 파프리카 등 농산물 9만여 개의 데이터를 라벨링했다. 김 대표는 "올해는 더 많은 기업들에 맞춤형 AI를 빠르게 제공해 사업을 키울 것"이라고 했다. 또 최근 골프에 입문했는데, 같이 치러가는 사람들에게 민폐가 되지 않도록 골프 실력을 키우는 것도 올해의 개인적인 목표라고 했다.
"미국·일본시장서 기술력 검증받을 것"

"2023년은 투자금, 정책자금에만 의존하던 것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매출을 통해 건전한 성장을 도모했던 한 해였습니다. 서비스 출시 3개월만에 SK텔레콤, 경동나비엔 등과 협력하면서 강력한 기술이 사업화로 이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었죠." 수면관리 솔루션 스타트업 에이슬립을 창업한 이동헌 대표(1994년생)은 지난 한 해를 이렇게 돌아봤다.

에이슬립은 스마트폰 마이크로 이용자가 잘 때 내는 숨소리를 기록한 뒤 AI를 적용, 수면 상태를 측정하는 기술을 갖춘 회사다. 6000명의 병원 수면다원검사 데이터와 70만개 가정환경 수면 데이터를 학습한 결과로 정확도를 높였다. 에이슬립은 창업 3년만에 대표적인 국내 슬립테크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이 대표는 "빠른 성장과 함께 필연적인 성장통도 겪었다"며 "급변하는 시장상황 속에서 메인이 아닌 브릿지 투자라운드로의 전환, 또 기술의 사업화에 집중하면서 조직 내 비전을 제시하는 데 소홀했다는 것은 지난해 아쉬웠던 점"이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올해는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미국과 일본에 진출할 계획"이라며 "한국보다 소득수준이 높은 미국, 일본에서 수면을 더 중요시하는만큼 슬립테크 시장의 기회 또한 크다"고 강조했다.

올해 솔루션 고도화 계획도 밝혔다. 이 대표는 "그동안은 수면을 스마트폰으로 보여주는 것에 그쳤다면, 올해는 수면을 직관적으로 알려주는 수면 요약에 집중할 것"이라며 "눈에 보이지 않는 수면을 데이터화하고, 여러 기업들이 활용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송제윤 닥터다이어리 대표(1990년생)는 올해 목표를 '슈퍼앱으로의 성장'으로 내세웠다. 닥터다이어리는 당뇨 환자들이 혈압을 기록하는 앱이다. 연속혈당측정기(CGM)를 활용해 사용자의 혈당 수준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식사와 운동, 스트레스, 수면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중학교 때 당뇨병 진단을 받고 환자들의 어려움을 피부로 느낀 송 대표가 대학생 때 만든 플랫폼이 지금의 닥터다이어리로 성장했다.

송 대표는 "지난해 닥터다이어리의 저당 식품 브랜드인 '무화당'이 일본 시장에서 성과를 내며 해외진출의 발판을 성공적으로 마련해놓은 상황"이라며 "올해도 다양한 실험을 통해 앱 재방문율을 높이고 더 많은 사용자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어려워도 '뾰족한 혁신' 지속"

"2024년 벤처시장 상황이 지난해와 크게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창업을 결심한 계기가 여성 건강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였던만큼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더라도 우리의 일, 즉 월경을 중심으로 여성 헬스케어 시장을 뾰족하게 혁신해나가는 것에 계속 집중해나갈 겁니다." 여성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해피문데이의 김도진 대표는 새로운 한 해를 맞는 각오를 이렇게 밝혔다.

김 대표는 "해피문데이는 국내 펨테크 주자 중에서도 제품과 서비스 두 영역에서 모두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인데, 이 경쟁력을 갖고 올해는 해외 진출을 모색해보려 한다"며 "동남아 지역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해피문데이는 여성 건강앱 헤이문과 월경케어 용품 브랜드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헤이문은 한국 14~34세 여성인구 20% 이상이 가입한 대표적인 여성 헬스케어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그는 "최근 몇년 새 펨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해피문데이와 비슷한 목표를 내세운 플레이어들이 시장에 뛰어드는 것을 보면서 우리의 노력이 의미가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에도 다른 사람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여성건강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쏟을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세영 뤼튼테크놀로지스 대표는 지난해를 "놀라운 성장세로 '뤼튼의 꿈을 실제로 펼쳐온 보람있는 한 해"였다고 자평했다. 뤼튼의 월간 활성 이용자는 지난 3월 4만명에서 12월 140만명으로 35배 급증했다. 가입자 100만명 달성까지 단 7개월이 소요돼 초기 카카오톡과 토스의 100만 가입자 달성 시간(각 7개월·11개월)과 대등한 수준의 고속 성장을 기록했다.

이 대표는 "올해는 성장세를 더욱 가속화해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AI를 마주하는 첫번째 서비스로 만들 것"이라며 "남녀노소 누구나 어려움 없이 AI 기술을 이용하고 더욱 편리한 일상을 누리도록 돕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고은이/김종우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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